영원히 머무를 것만 같았던 하비에르를 이제 떠날 때가 다가왔다. Cp(초1)부터 Terminale(고3)까지 거쳐온 나에게 하비에르는 제 2의 집과 같은 존재이다. 더 크고 화려한 남의 집을 부러워 할 때도 있고, 우리 집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 불평할 때도 있지만, 결국 이 세상에 우리 집과 맞바꿀 집은 없다는 걸 깨닫는다.  

하비에르는 학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받는 공간은 아니다. 우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준다. 한국에서 프랑스 교육을 받으면서 두 문화의 차이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발견을 하게 되는데, 선생님과 학생들이 거쳐온 각각의 문화도 만나면서 이 효과는 배가 된다. 그리고 하비에르에서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가 함께 있기에 수 년에 걸쳐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유대감을 형성하고, 가치있는 인간 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배운다. 이러한 점들이 어우러져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공간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지혜 속에서 나오는 가르침이 무엇인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세상을 어떤 자세로 바라봐야 하는  지를 깨닫게 된다. 나의 애정과 노력을 쏟아 부은 이 학교에서의 12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동안 소중한 시간을 안겨주신 하비에르의 모든 선생님과 수녀님, 감사합니다.

2020년 졸업생-전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