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2년째 프랑스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을 간혹 떠올리면, 프랑스와 전혀 관련이 없었던 한국인이 어떻게 프랑스 학교 학생이 되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하비에르에 입학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벌써 고3이 되고 보니 하비에르 덕분에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대다수 학생들에게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브르베와 바칼로레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그 만큼 하비에르 교육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겨우 2백명 남짓되는 학생이 있는 작은 학교 임에도 불구하고 하비에르가 다른 학교와 적극적으로 축제, 체육대회 또는 교육적 교류를 이어온 덕에 학생들은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가족과 헤어지거나 지구 반대편까지 유학을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프랑스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비에르 학교를 설립하신 르브렝 수녀님께 무슨 말로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2020년 졸업생-한화안